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브랜딩 전략 (진정성, 콜라보, 트렌드)

by theoceanarchive 2026. 5. 25.

 

브랜딩 디렉터 허준은 패션, F&B, 공간을 아우르며 글로우서울 CMO로 활동 중입니다. 그가 정의하는 브랜딩의 본질은 '진정성'이며, 소비자의 '왜'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만 브랜드는 비로소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브랜드 정체성을 만드는 진정성의 힘

허준 디렉터는 브랜딩을 한마디로 '진정성'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는 이를 연애에 빗대어 설명하는데,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진정성 있게 고백하고, 관계가 시작된 이후에도 그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듯, 브랜드 역시 소비자에게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내가 먼저 두드려야 상대방의 마음이 열리고, 그 마음을 얻었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 일관된 목소리로 꾸준하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브랜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입니다.

이 철학이 가장 잘 구현된 사례로 그는 전 회사 GFGF에서 노티드와 함께 진행했던 박스 프로젝트를 꼽습니다. 노티드 박스는 단순한 패키징이 아니라, 크리스마스의 설렘과 선물하는 마음을 담은 하나의 감정적 매개체로 기획되었습니다. 소비자들이 그 박스를 받으며 느끼는 감정 자체가 브랜드 경험이 되었고, 이것이 바로 허준이 말하는 진정성의 가장 구체적인 표현이었습니다.

또한 그는 패션 화보 촬영 현장에서 케이터링 방식으로 노티드 메뉴를 접하게 한 사례도 소개합니다. 팔로워 수백 명에 불과한 패션 기자라 할지라도, 그 팔로워들이 다시 10만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들이라면 그 파급력은 단순한 수치로 환산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이를 '나비효과'라고 표현하며, 잠재적 가능성에 베팅하는 것이 진정성 있는 마케팅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합니다.

이 지점에서 소규모 브랜드 운영자 입장의 현실적 공감이 생깁니다. 진정성을 구축하라는 조언 자체는 설득력이 높습니다. 실제로 오늘날 소비자들은 광고인지 진짜 라이프인지를 너무나 명확하게 구분해내며, 억지로 만들어진 브랜딩은 오히려 역효과를 냅니다. 다만 스몰 브랜드에게 진정성은 '원대한 철학'보다 '반복 가능한 작은 행동'에서 시작될 필요가 있습니다. 노티드 박스처럼 거대한 브랜드 서사를 완성하기 전에, 단골 고객 한 명에게 보내는 손편지 한 장, 혹은 SNS 댓글 하나에서도 진정성은 시작될 수 있습니다. 대형 브랜드의 사례를 그대로 이식하려 하기보다는, 자신이 가진 자원 안에서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스몰 브랜드의 현실적인 진정성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콜라보는 헌정사인가, 수익 전략인가

허준 디렉터는 콜라보를 "브랜드와 브랜드가 만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행위"로 정의하며, 이것이 팬에게 주는 헌정사여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콜라보로 한몫 단단히 챙기겠다는 발상은 위험하며, 고객 감사제의 감성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가 가장 성공적인 콜라보 사례로 꼽는 것은 노티드와 무신사의 협업입니다. 무신사는 온라인 기반 회사로서 오프라인에서의 접점을 원했고, 노티드는 한정된 오프라인 매장을 넘어 더 광범위하게 브랜드를 알릴 기회를 원했습니다. 허준 디렉터는 무신사가 보유한 옥외광고 전광판에 노티드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았고, 약 8개월 만에 그 약속을 이행했습니다. 연예인부터 일반인, 회장님까지 다양한 계층이 그 전광판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 콜라보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컨셉 도출 과정입니다. 무신사의 블랙 컬러와 노티드의 옐로우 컬러는 표면적으로 잘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가 우연히 범블비 티셔츠를 입고 있던 순간 '꿀벌'이라는 컨셉이 떠올랐고, 노티드 디저트에 들어가는 꿀과 연결 지어 두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융합시켰습니다. 콜라보 박스는 검정 바탕에 노란 폰트로, 매장은 검정과 옐로우로 꾸며졌고, 실제 도넛에도 블랙 시트에 옐로우 크림이 담긴 꿀 크림 도넛이 출시되었습니다. 이 콜라보는 잠재 고객의 기대치를 높이고 기존 고객에게는 재미를 선사해 브랜드 로열티를 강화하는 이중 효과를 냈습니다.

그러나 이 사례를 바라볼 때 냉정한 시각도 필요합니다. 노티드와 무신사는 이미 각자의 영역에서 강한 팬덤과 인지도를 구축한 대형 브랜드입니다. 두 브랜드 모두 충분한 마케팅 예산과 조직 자원을 갖추고 있었기에 헌정사의 감성과 상업적 성과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콜라보가 순수한 헌정이었는지, 아니면 정교하게 설계된 상업 전략이었는지를 이분법으로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두 브랜드 모두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시너지를 만들어냈다는 점입니다. 스몰 브랜드가 이를 참고할 때는, 거대한 전광판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규모에 맞는 '의미 있는 접점'을 만드는 것이 콜라보의 핵심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트렌드를 따르지 말고 직접 만들어라: 현실과 이상 사이

허준 디렉터는 "유행은 쫓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야 한다"고 단언합니다. SNS 팔로워 수를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인스타그램을 만든 사람, 유튜브를 만든 사람, 넷플릭스를 만든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그들처럼 되기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트렌드를 주도하는 것이야말로 시장에서 명확한 자기 확립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고 강조합니다.

이 철학이 실제로 구현된 사례가 글로우서울이 운영하는 카페 브랜드 호우주의보입니다. 일반적인 브랜드 파티는 DJ가 음악을 틀고, 화려한 사람들이 모여 SNS에 사진을 올리고 끝나는 방식입니다. 호우주의보는 이런 방식을 거부했습니다. 대신 1시간에 한 번씩 실제로 비를 내려주는 퍼포먼스를 설계했고, 그 1시간을 채우기 위해 커피향이 담긴 모래 게임, 카드 게임 섹션, 승리 시 커피콩 향기 샤쉐 선물, 쇼핑백에 뿌린 비 오는 날의 차분한 향 등 다층적인 감각 경험을 설계했습니다. 특히 종이백 안에서 커피향과 뿌린 향이 자연스럽게 섞여 집까지 호우주의보의 무드를 가져갈 수 있도록 기획한 디테일은, 브랜드 경험이 매장을 떠난 후에도 지속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행사가 오후 4시부터 9시까지 진행되는 내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머물렀다는 것이 이 전략의 성공을 증명합니다.

그러나 사용자 비평에서 지적했듯, "트렌드를 만들라"는 조언은 소규모 인원으로 운영되는 초기 브랜드에게는 다소 이상적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호우주의보의 행사는 세심한 기획력과 실행 예산, 그리고 공간 자체의 독창성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 점을 인정하면서도, 허준 디렉터의 조언에서 스몰 브랜드가 실무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핵심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데이터를 쌓기 전에 포기하지 말라'는 것과 '확실한 믿음'입니다. 그는 처음부터 반응이 없더라도 그것은 사이클의 일부이며, 자신이 만들고 있는 트렌드가 맞다고 믿는다면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공감을 이끌어낼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수백 개, 수천 개의 사과가 떨어지게 하려면 나무를 흔드는 구체적인 행동을 반복해야 하며, 그 기회는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에 매번 노력하고 다양한 기회를 만드는 시도 자체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몰 브랜드에게 트렌드를 '만든다'는 것은 글로벌 플랫폼을 창업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의 작은 시장 안에서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방식을 먼저 실행해보는 용기일 수 있습니다.


브랜딩의 핵심은 '왜'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며, 그 답이 일관되게 유지될 때 비로소 상표가 아닌 브랜드로 성장합니다. 진정성, 콜라보, 트렌드 주도라는 세 축은 대형 브랜드만의 특권이 아니라 방향성의 문제입니다. 스몰 브랜드일수록 수익과 진정성의 타협점을 찾는 실무적 전략이 필요하며, 자원의 한계 안에서 일관성과 믿음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입니다.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dsGqjjYq7bY&list=LL&index=3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theoceanarchive